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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의 언어를 찾아서...(는 훼이크)

언어

by 적분 ∫2tdt=t²+c 2012. 10. 13.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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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늘 자신들이 어디서 왔는지, 그 기원에 대해서 알고 싶어합니다. 인류 최초의 언어를 찾고자 하는 것도 역시 그런 맥락에서 오는 궁금증일 것입니다. 불과 몇 세기 전만 해도 사람들은 인류의 언어가 어떻게 발달했는지에 대한 제대로 된 이론 하나 없이, 성경에 적힌 대로 최초의 인류는 같은 언어를 썼을것이고, 바벨탑과 같은 사건에 의해 언어가 분화했다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했었지요. 하지만 19세기에 비교언어학이 등장하고, 언어학자들이 전세계의 언어를 어군과 어족으로 분류하게 됨에 따라, 옛날 사람들이 쓰던 언어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교언어학의 가장 큰 성과는 역시 PIE(Proto Indo-European, 원 인도유럽어족, 인구제어)의 발견입니다. 인도유럽어족은 영어, 독일어 등의 게르만 어파, 스페인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의 로망스어파, 러시아어 등을 포함하는 발트-슬라브어파, 인도-이란어파 등등등을 포함하는 거대한 어족입니다.


진한 녹색은 대다수의 화자가 인구어족을 사용하는 국가,

연한 녹색은 일부 화자가 인구어족을 사용하고, 공용어의 지위를 인정받는 국가,

하늘색은 인구어족이 공용어의 지위를 갖고 있진 않으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가.

출처(http://en.wikipedia.org/w/index.php?title=File:IE_countries.svg&page=1)

그림에서 보듯이 어마어마하게 넓은 지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언어가 실은 모두 같은 뿌리에서 왔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진 것입니다. 그리고 비교언어학적인 연구를 통해 PIE를 재구성해낼 수 있었습니다. 어떤 어족도 이보다 더 자세하고 깊이있게 연구되지 못했지요. 학자들은 PIE를 통해 인류 최초의 언어에 한 발짝 더 다가선 셈입니다.




또한 진화론이 언어에 적용되면서, 복잡하고 잘 정돈된 현재의 언어체계를 설명하기 위해 신의 창조를 끌어다 쓰는 대신, 단순한 것에서 점차 복잡한 것으로 진화해왔다는 설명이 가능해졌습니다. 즉, 처음엔 의미없는 소리를 반복하던 사람들이 소리에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게 되고, 단어의 나열로 의사를 표현하던 사람들이 문법을 만들어 문장을 만들어내고 정교화시켜나갔다는 것이지요. 처음의 인류는 단순한 언어를 사용했지만, 그 언어가 점차 복잡하게 진화해가면서 현재와 같은 체계를 만들었다는 주장이지요.


근데 이런 주장에는 몇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Noam Chomsky는 이러한 언어 적응주의, 진화를 비판하면서, 생득설을 주장했습니다. 그는 아이들이 언어를 배우는 과정을 관찰하면서 자신의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아이들이 말을 점진적으로 배워나가는것 같지만, 실제로는 특정 나이가 되면 언어활동을 시작하게 되고, 자신만의 문법규칙을 세워서 문장을 만들어나간다는 것이지요.


어린 아이들은 그저 뜻없는 옹알이를 반복할 뿐이지만, 말을 배울 때가 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아이들은 단순히 단어를 나열하여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문법규칙을 세우고 언어활동을 하게 되는것이지요. 아이가 apple -> apples, bear -> bears, cake -> cakes 라는 어휘를 듣게 되면, '복수형을 만들때는 -s를 붙이면 되겠구나'하는 규칙을 만들어내고, sheeps, childs 와 같은 단어들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이러한 발화는 아이들이 문법규칙 생성능력을 타고 났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언어의 변화는 '단순한 것 -> 복잡한 것'이라는 간단한 도식에 맞지 않을정도로 복잡 다양하게 일어납니다. 언어 진화가 실제로 맞다면 지금 우리는 과거 그 어느때보다도 복잡한 문법을 지닌 언어를 사용해야 할테지만, 라틴어의 복잡한 굴절은 현대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에서 모두 단순화되어버렸지요. 다른 언어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인간의 유전자를 연구하던 학자들이 FOXP2라는 언어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끼치는 유전자를 발견함으로써, 선천적으로 언어능력이 없는 개체는 절대로 언어를 학습/발달시킬수 없다는 것이 명확해졌습니다. 그래서 언어가 점진적으로 발달했다는 주장은 힘을 잃게 되었습니다. 


다시 인류 최초의 언어에 대한 탐구는 미궁으로 빠지고... 이때다 싶어서 창조과학회에서는 인간의 언어는 신의 창조에 의한것이라는 주장을 다시 강력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비판은 굳이 이 자리에서 하지 않아도 될것 같으니 패스하고...

또 다른 편으로는 커다란 어족들을 묶어서 최초의 언어를 규명해내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그 수준이 "마마, 파파는 모든 언어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니 최초의 언어는 마마, 파파를 포함했을 것이다"하는 정도일뿐입니다. 이들의 주장은 쉽게 말해서 "한국어의 '많이'와 영어의 'many'는 서로 유사하므로 아마 영어와 한국어는 같은 언어에서 갈라나와졌을 것이다"는 수준입니다.


그리고 인류의 언어가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곳에서 발생했을 가능성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결론은... 없습니다.(알면 이런데에 글 안 쓰지롱) 확실한 것은 지금 상황에서 인류 최초의 언어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은 굉장히 억지스러운 일이라는 것입니다. 최초의 언어에 대한 논의를 하고 싶다면, 지금까지의 언어학 궤적을 종합적으로 조심스럽게 살펴보아야한다는 말밖에는 할 수 없는 상황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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